
웹툰은 더 이상 단순한 2차원 콘텐츠가 아닙니다. 이제는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며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콘텐츠 플랫폼들은 웹툰을 기반으로 한 IP 전략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카카오, 네이버, 그리고 스튜디오드래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웹툰을 활용하고 있으며, 그 전략과 구조는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본 글에서는 이 세 플랫폼의 웹툰 활용 방식과 산업 내 위치, 향후 전망까지 상세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1. 카카오의 웹툰 활용 전략
카카오의 웹툰 활용 전략은 그야말로 ‘원 소스 멀티 유즈(OSMU)’의 정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에는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스토리피스트, 메가몬스터 등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관련된 다양한 계열사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조직 구조 덕분에 카카오는 웹툰 IP의 발굴부터 영상화, 유통,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수직 계열화된 구조로 운영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태원 클라쓰》는 카카오페이지에서 큰 인기를 얻은 웹툰이었으며, 이후 드라마로 제작돼 높은 시청률과 글로벌 인기를 동시에 얻었습니다. 카카오는 이처럼 자사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를 통해 OTT와 방송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또, 픽코마(Piccoma)를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일본 내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자사 콘텐츠의 글로벌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카카오의 전략은 단순히 웹툰을 드라마로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IP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생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웹소설 → 웹툰 → 드라마 → OST → 굿즈 → 게임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은 수익 다각화는 물론 브랜드 충성도까지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번역 및 음성 합성 기술로 해외 진출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2. 네이버의 웹툰 IP 사업 확장
네이버는 한국 웹툰 산업의 선구자로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장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중 하나입니다. 네이버웹툰, 스튜디오N, 왓패드(Wattpad), 웹노블, 라인망가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를 통해 IP 생태계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특히 네이버는 자체 제작 스튜디오인 스튜디오N을 통해 웹툰 기반의 드라마와 영화 제작을 체계적으로 진행합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K-웹툰과 K-드라마의 결합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네이버의 특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정량적 콘텐츠 전략’입니다. 수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반응이 좋은 웹툰을 선정하고, 그것이 영상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과 수익성을 AI로 분석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흥행 가능성을 높이면서도 제작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식입니다. 또한, 네이버는 미국의 Wattpad, 캐나다의 Webtoon Entertainment 등을 통해 영어권 시장까지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어 웹툰을 영어로 번역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지 작가를 영입해 현지 감성에 맞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단순한 수출이 아닌 ‘현지화’에 방점을 두고 있어 장기적으로 더욱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3. 스튜디오드래곤과 외부 제작사의 협업 구조
스튜디오드래곤은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플랫폼 기반의 기업은 아니지만, 웹툰 IP를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제작력’을 갖춘 콘텐츠 기업입니다. CJ ENM 산하의 이 회사는 매년 수십 편의 드라마를 제작하며, 그 중 많은 수가 웹툰이나 웹소설 원작으로 기획됩니다. 대표작으로는 《호텔 델루나》, 《손 the guest》,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은 탄탄한 원작 기반과 뛰어난 연출, 캐스팅으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가장 큰 강점은 IP 확보의 유연성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에 소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플랫폼의 웹툰이든 조건만 맞으면 자유롭게 영상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작품 선택의 폭을 넓히고,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또한, 넷플릭스, 티빙, tvN 등 다양한 OTT 및 방송 채널과 협업을 통해 작품을 유통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동남아 등에서의 판권 판매나 공동 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스튜디오드래곤은 외부 IP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IP 확보 비용이 상당히 높을 수 있고, 원작자와의 협업 과정에서 조율이 필요한 이슈도 자주 발생합니다. 그러나 뛰어난 제작 노하우와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이같은 리스크를 극복해나가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 산업을 견인하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웹툰 기반 콘텐츠 산업은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며 고도화된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카카오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통합형 콘텐츠 전략, 네이버는 데이터와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확장 전략, 스튜디오드래곤은 프리미엄 제작을 통한 퀄리티 중심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각자의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앞으로의 시장 판도는 어떤 플랫폼이 가장 효율적으로 글로벌 시장과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창작자, 투자자, 마케터 모두가 이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