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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김 부장의 삶 (직장인, 중산층, 현실)

강하이도 2025. 12. 3. 20:18

중년 직장인의 모습

 

2025년 현재, '김 부장'이라는 인물은 더 이상 단순한 유행 밈이 아닙니다. 그는 한국 사회 중산층 직장인의 초상이자, 세대 간 현실 인식 차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거울 같은 존재입니다. 대기업에 다니며 서울에 자가를 가진 중년 남성이라는 외형은 겉으로는 안정되고 성공한 인생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의 삶은 녹록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장인으로서의 김 부장, 중산층으로서의 경제적 위치, 그리고 그가 마주한 2025년의 현실을 중심으로 그의 삶을 조명해 봅니다.

1. 직장인 김 부장의 하루는 짧다

김 부장은 수도권의 한 대기업 전략기획팀에서 일합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한 시간 가까이 이동합니다. 회사에 도착하면 곧장 회의와 업무에 몰입하고, 팀원들의 보고를 검토하고, 실적 분석 자료를 작성하며 하루가 흘러갑니다. 최근 회사는 ‘AI 기반 업무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어, 그는 매일같이 새로운 툴을 익혀야 합니다. 나이 오십을 넘긴 김 부장에게 변화는 늘 부담입니다.

김 부장은 팀 내에서 중간 관리자입니다. 위로는 임원, 아래로는 20~30대 팀원 사이에 끼어 항상 눈치를 봐야 합니다. MZ세대와 소통하려고 노력하지만, ‘꼰대’라는 오해를 사기도 하고, 반대로 젊은 직원들의 반말 섞인 말투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갈등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냥 웃고 넘깁니다. 조직 내에서 ‘무던한 사람’으로 살아남는 방법을 오랜 시간 체득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일상은 반복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9시간 넘는 노동,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업무 메시지, 주말의 보고서 작성까지. 예전 같으면 부장쯤 되면 여유가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더 바빠졌고, 더 외로워졌습니다. 업무는 끊임없이 변하고, 회사는 언제든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는 암묵적 압박을 줍니다. 김 부장은 오늘도 무표정한 얼굴로 회의실을 나섭니다.

요즘 들어 그는 종종 생각에 잠깁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뭘까?’라는 자문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하지만 그런 질문을 마음속에 오래 두진 않습니다. 답을 찾는다고 해서 당장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김 부장은 이 시대의 많은 직장인처럼, 자신을 달래며 하루를 살아갑니다.

2. 중산층이라는 이름의 무게

김 부장은 서울 외곽에 아파트를 한 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 초반 맞벌이로 모은 돈과 부모님의 도움, 대출을 받아 어렵게 장만한 84㎡형 아파트입니다. 겉보기에는 자산을 이룬 중산층이지만, 대출 이자와 생활비, 두 아이의 교육비까지 감당하려면 한 달 월급도 빠듯합니다. 2025년 현재 고정금리는 여전히 4%대, 식비와 공과금은 매달 오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고등학생인 큰아이는 이제 곧 대입을 준비해야 합니다. 사교육비는 월 100만 원을 훌쩍 넘고, 그 비용은 대부분 김 부장의 카드로 빠져나갑니다. 적금을 깨고, 보너스를 털어 메우는 일이 반복됩니다. 아내는 육아와 가사에 집중해 전업주부로 살고 있으며, 둘째는 아직 초등학생입니다. 김 부장은 은퇴 후를 위해 연금저축을 유지하고 있지만, 노후가 준비된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는 자신이 중산층이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숫자상으로는 자가도 있고, 연봉도 평균 이상이지만, 실제 생활은 늘 마이너스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잘 산다'는 말을 들으면 어색하고, '그 정도면 부럽다'는 말에는 씁쓸해집니다. 김 부장은 이 시대의 다수처럼 ‘가진 것 같지만 여전히 불안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요즘 주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점점 소극적이 됩니다. 누군가는 부동산으로 대박을 쳤고, 또 다른 이는 조기 퇴직 후 창업에 성공했다고 자랑합니다. 반면 김 부장은 자신이 별다르게 자랑할 것이 없다는 사실에 작아집니다. 그렇게 조용히 웃고 넘기며,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3. 2025년, 김 부장의 현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2025년의 대한민국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AI가 직장을 대체하고, 일자리는 줄고 있습니다. 청년층은 공무원 시험과 자격증에 매달리고, 프리랜서와 비정규직은 점점 늘어납니다. 이런 사회에서 김 부장 같은 ‘정규직 중년 남성’은 겉보기엔 특권층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조직 안에서도, 사회 전체에서도 ‘교체 대상’처럼 느껴지는 존재입니다.

가끔은 김 부장도 다른 삶을 꿈꿨습니다. 여행 작가, 소설가, 혹은 작은 식당의 사장. 하지만 현실은 늘 ‘안정된 삶’을 우선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원한 삶보다는, ‘이 정도면 실패는 아닐’ 삶을 선택해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꿈을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SNS에서 회자되는 김 부장은 때로는 조롱의 대상입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이라는 문장은 이제 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한 사람의 지난한 삶이 숨어 있습니다. 욕심 없이 일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살아가는 한 사람의 서사. 우리는 웃고 넘기기 전에 한 번쯤 이 밈의 주인공이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퇴근길 전철 창밖을 보며 자주 생각에 잠깁니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이 다음은 뭘까?’ 그는 답을 모르지만, 내일도 똑같이 일어나 다시 출근할 겁니다. 그것이 책임이고, 어쩌면 그의 방식의 사랑일지도 모릅니다.

 

2025년의 김 부장은 여전히 회사를 다니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주말이면 아파트 단지를 산책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삶,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삶이지만, 그 속에는 매일을 버티는 치열한 인간의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김 부장은 성공한 사람도, 실패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는 단지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보통의 우리들 중 하나입니다. 김 부장을 통해 우리는 '보통의 삶'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